태국이나 싱가포르에서 여행할 때와 달리 베트남 여행은 쇼핑이 별로 기억에 안 남는 경우가 많아요. 통계가 이걸 증명하는데, 외국 관광객이 베트남에서 쇼핑에 쓰는 돈이 전체 여행 지출의 12~15%밖에 안 돼요. 동남아에서 가장 낮고, 이웃 나라들의 20~25%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에요.

물건이 없어서가 아니에요. 전통 실크, 수공예 도자기, 자수 제품처럼 외국인이 사고 싶어 하는 것들은 분명히 있어요. 문제는 관광지마다 비슷비슷한 티셔츠에 중국산이나 위조품까지 섞여 있다는 것. 포장도, 물건을 집에 가져갈 수 있게 도와주는 물류 시스템도 없고요. 인도 관광객이 호치민에서 스타애플(vú sữa)을 맛보고 정말 좋아했는데 나라 밖으로 가져갈 방법이 없어 현지에서 다 먹고 빈손으로 간다는 이야기가 이 상황을 잘 보여줘요. 호주에서 와인을 사면 항공 운송용 포장에 공항 배송까지 해주는 것과는 다른 수준이에요.

면세점이 공항 안에만 있는 나라

지금 베트남 면세점은 사실상 국제공항 안에만 있어요. 다낭이 최근 베트남 최초의 시내 면세점을 열었는데, 이게 전국에서 처음 생긴 사례일 정도예요.

호치민시는 2019년부터 아시아 쇼핑 허브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어요. 2023년 10월엔 유명 사업가가 도심 면세점 투자를 공식 제안했고, 2024년 4월엔 중국 대형 관광 그룹이 찾아와 면세 상업단지를 함께 만들자고 했어요. 근데 부지 협의가 안 되거나 흐지부지되면서 아직도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황이에요.

정부는 2030년까지 하노이, 호치민, 다낭, 꽝닌(하롱베이 일대), 푸꾸옥 다섯 곳에 관광 연계 아울렛 단지를 만들겠다고 발표했어요. 실현된다면 여행 쇼핑 경험이 꽤 달라질 수 있지만, 비슷한 계획들이 수년째 제자리였던 걸 보면 실제로 언제 될지는 두고 봐야 알 수 있어요.